저에게 다이어트는 숙명과도 같은 것입니다. 성인이 된 이후 군대 일병 시절을 제외하고는 날씬했던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매년 초만 되면 올해는 몇 kg 감량이 목표다라는 것을 습관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다 스스로도 포기했는지 이제는 그런 다짐 조차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살과 함께 살다가는 제 명에 못 갈 것 같아 다시 다이어트의 끈을 다잡아매고 있습니다. 예전에 한동안 걷고 뛰기를 매일 꾸준히 하기 위해 미밴드도 구입하고, 앱 연결해서 측정을 했습니다. 측정 자체가 재미있었고, 측정을 통해 동기부여도 되더군요. 그런데 어느 순간 멈췄습니다.
측정이 익숙해지니 이제 몸으로 측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오더군요. 이 정도 하면 어느 정도 걸었겠구나, 이 정도 거리를 왕복하면 어느 정도 되는구나 등이 익숙해지니 측정 자체가 무의미해 지는 순간이 왔습니다. 그렇게 측정을 몸으로 느끼고는 측정을 멈췄습니다. 몸이 측정을 하게 되었다고 할까, 아니면 느낌이 측정을 하게 되었다고 할까, 그런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일을 위해 측정할 수 있는 것은 몇 가지 있습니다. 매출과 손익입니다. 일 자체를 정량화 시키기는 어렵겠으나 매출과 손익은 정량화를 할 수 있으니 측정하기 딱 좋은 지표입니다. 측정을 위해 매출과 손익을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감정이 들 것 같습니다. 이제 다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측정이 두렵기도 합니다. 내가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일이 익숙해지고, 측정의 기준도 윤곽이 나오면 그 때는 다시 느낌으로 파악되는 순간이 오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다이어트 처럼 측정을 멈추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러나 측정만을 위해 온 몸의 신경을 쓰는 것이 반복되면 지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또 번아웃으로 힘든 순간을 맞이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측정과 느낌, 이 2가지를 적절하게 균현을 맞춰 움직이려고 합니다.
너무 측정을 위해 나를 몰아붙이지도 말고, 느낌만으로 일하여 앞으로 남고 뒤로 손해보는 상황을 만들지도 말고. 주체성과 전문성 2가지를 위해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이니 측정 지표에 매출, 손익 이외에 주체성과 전문성을 판단하는 것을 추가해야 할 수도 있겠습니다. 주체성과 전문성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는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매출과 손익만으로 일을 바라보면 너무 상막하기 때문에 느낌을 추가하고, 여기에 주체성을 측정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측정할 수 있도록 나만의 지표를 만들어 봐야겠습니다.